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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직업] [사이언스타임즈] 노벨상, 과학의 정점을 향한 120여년의 여정과 도전

한국과학창의재단 2024-10-10 조회수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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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이언스타임즈 김민재 리포터



노벨상, 과학의 정점을 향한 120여년의 여정과 도전


2024년 노벨상 시상이 시작된 현재, 노벨상은 올해로 124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1901년 첫 시상 이래 노벨상은 과학계 최고 권위를 상징하는 상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생리학·의학, 물리학, 화학, 문학, 평화, 경제학 등 6개 분야에서 수여되는 이 상은 ‘인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개인과 단체를 선정하여 그들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설립된 이 상은, 그의 말대로 “인류에게 가장 큰 혜택을 준” 이들을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첫 노벨상 수상자들 © Getty Images

노벨상의 역사는 현대 과학의 발전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COVID-19 백신 개발, LED 조명 발명, 유전자 편집 기술 등 노벨상 수상 연구들은 우리의 일상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는데, 특히 최근 수년간의 수상 업적들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과학기술이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노벨상은 왜 혁신적인가?

작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카탈린 카리코와 드류 와이즈먼의 mRNA 기술 연구는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이들의 연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핵심 기술이 되어 전 세계적 위기 극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이는 기초과학 연구가 어떻게 실제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카리코 박사는 “30년 넘게 주목받지 못했던 연구가 갑자기 전 세계의 관심사가 되었다”며 기초 과학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설명한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2014년 청색 LED 개발로 노벨상을 수상한 아카사키 이사무, 아마노 히로시, 나카무라 슈지의 업적이 혁신적이라고 주목받았다. 이들의 발명은 에너지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조명 기술의 혁명을 가져왔으며 전 세계 에너지 절약과 탄소 배출 감소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나카무라 교수는 “LED 기술이 전 세계 조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지구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혁명”이라고 주장한다.

화학 분야에서는 2020년 유전자 가위 기술(CRISPR-Cas9)로 노벨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의 연구가 큰 주목을 받았다. 이 기술은 유전자 편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유전병 치료부터 작물 개량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우드나 교수는 “유전자 가위 기술(CRISPR-Cas9)은 생명과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설명하며, “이 기술의 윤리적 사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벨상이 직면한 비판과 도전

노벨상이 과학계의 최고 권위를 상징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비판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수상자 선정의 다양성 부족을 들 수 있다. 현재까지 노벨상 수상자의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 출신이며, 여성 수상자의 비율이 15% 미만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지속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물리학상의 경우 2018년 도나 스트릭랜드가 무려 55년 만에 여성 수상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이러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무려 55년 만에 여성 수상자가 된 도나 스트릭랜드 © University of Connecticut

노벨 재단의 괴란 한손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더 다양한 배경의 과학자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며 “과학의 발전은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의 교류에서 비롯되며, 노벨상도 이러한 다양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노벨 재단은 최근 몇 년간 추천위원회의 다양성을 높이고, 개발도상국 출신 과학자들의 연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론에 설명한 바 있다.

또 다른 비판은 노벨상이 개인 과학자의 업적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대 과학 연구는 대부분 팀워크와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노벨상은 최대 3명까지만 수상할 수 있어 많은 공동 연구자들의 기여가 간과되는 경우가 있다. 단적인 예로, 2017년 중력파 검출로 물리학상을 수상한 LIGO 프로젝트의 경우 1,0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참여했지만 단 3명만이 수상자로 선정되어 논란이 되었다.

노벨 생리학상 메달 © Getty Images

이에 대해 스톡홀름 대학의 과학사학자 나오미 오레스케스는 노벨상이 ‘영웅적 과학자’ 신화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는데, 실제로 과학 발전은 수많은 연구자들의 점진적이고 집단적인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를 기반으로 노벨상 제도가 이러한 현실을 더 잘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에서는 팀 단위의 수상이나, 수상자 수 제한을 늘리는 등의 개선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사실 노벨 재단 측에서도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은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은 ‘노벨상’이다

물론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은 여전히 과학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상으로 남아있다. 노벨상 수상은 연구자들에게 명예와 함께 추가적인 연구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앨리슨의 암 면역치료 연구는 수상 이후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받아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또한 노벨상 수상 연구는 대중의 관심을 받아 과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와 지지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201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켈로즈의 외계행성 발견 연구는 우주 탐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크게 높였으며, 관련 분야의 과학 정책과 연구 지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켈로즈의 외계행성 발견 연구는 우주 탐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크게 높였다. ©nobelprize.org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도널드 글레이저는 노벨상의 진정한 가치는 과학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있다고 설명하는데, 노벨상이 젊은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 과학 연구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많은 국가에서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과학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노벨상이 가야 할 미래

120년의 역사 동안 과학 발전의 최전선에서 인류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연구들을 조명해 오고 있는 노벨상은 앞으로도 과학의 발전과 함께 더욱 진화해야 한다. 이에 노벨 재단은 노벨상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인공지능, 기후변화 대응, 우주 탐사 등 시상 분야 신설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수상자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더 많은 젊은 과학자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2021년 노벨상을 수여한 데이비드 쥴리우스의 노벨상 메달 © Getty Images

노벨상은 앞으로도 이와 같이 더 다양하고 포용적인 방식으로 과학자들의 업적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의 120년, 앞으로의 120년. 노벨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과학과 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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