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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에 돌연변이 발생 타이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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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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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에 돌연변이 발생 타이머 있다?

염기의 모양 변형이 돌연변이율 높여

  

수십 억개의 글자를 한 장의 종이에서 다른 종이로 복사해야 한다면 불가피하게 얼마 간의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DNA가 30억 개 염기의 유전자 코드를 만들 때 실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거의 오류가 없는 DNA의 복제 기구가 어떻게 실수를 저지르는지 오랫동안 궁금하게 여겨왔다. 한데 최근 그 의문의 상당부분을 밝혀줄 수 있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은 DNA의 나선형 구조에 자발적으로 특정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주기를 결정하는 일종의 타이머가 내장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2월 1일자에 발표했다. 이들은 어떤 DNA 염기들은 1000분의 1초 동안 모양을 바꾸어 일시적으로 선택적인 상태(alternative states)로 변신해 복제 기구가 잘못된 염기들을 이중 나선에 합체하도록 허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불일치(mismatch)는, 드물지만 암을 비롯해 진화와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적 변화의 기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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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가 돌연변이 발생 주기를 재는 일종의 내장형 타이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DNA 염기가 1000분의 1초 동안 모양을 변형해 일시적인 선택적 상태로 들어감으로써 분자의 복제 기구가 잘못된 염기 쌍을 이중 나선에 합체시키도록 허용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 같은 불일치는 드물지만 진화와 함께 암과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적 변화의 기초가 된다. 그림은 DNA를 복제하는 중합효소. 동영상 캡처. CREDIT: Al-Hashimi Lab, Duke University

중합효소, 1만 염기당 하나씩 실수 저질러

논문의 시니어 저자이자 듀크대의대 생화학 및 화학과 교수인 하심 알-하시미(Hashim M. Al-Hashimi) 교수는 “자발적 돌연변이율의 증감은 유기체의 능력이 진화하도록 변화시키거나 질병에 걸릴 수 있는 감수성을 변화시키는 등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한 가지 흥미로운 질문은 무엇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돌연변이율을 결정하는가 하는 점으로서, 여기에서부터 복제오류를 높일 수 있는 특정 조건이나 환경 스트레스 요인들을 이해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세포들은 분열할 때마다 그 안에 있는 DNA가 복제돼 각각의 세포들이 똑 같은 일련의 지시를 받는다. 중합효소(polymerases)로 알려진 분자 기구는 오른쪽의 기본 쌍 조합들(G와 C, T와 A)의 모양을 인식하고 이들을 각각의 새로운 이중 나선에 추가하는 한편 올바르게 결합되지 않는 것들은 폐기하면서 DNA 사본을 만든다.

중합효소는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함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의 1만 염기당 하나씩 실수를 저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실수들이 고쳐지지 않으면 돌연변이로서 유전체에 통합돼 불멸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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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 만들어진 염기들은 99.99%가 제거된다. CREDIT: Al-Hashimi Lab, Duke University

‘양자 동요’ 운동 포착

왓슨과 크릭은 1953년 그들의 기념비적 논문에서 DNA 이중나선의 상징적인 구조를 묘사하면서 DNA 염기들은 자신들의 모양을 바꿀 수 있고 그에 따라 잘못 만들어진 쌍들이 폐기되지 않고 정상인 것처럼 통과될 수 있다고 가정했다.

몇 년 전 알-하시미 교수팀은 핵자기공명(NMR) 완화와 분산이라는 정교한 기술을 사용해 눈 깜박할 사이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 미세한 ‘양자 동요(quantum jitters)’ 운동을 포착했다.

‘네이처’(Nature)지 2015년에 실린 이 연구는 염기 G와 T가 표면 위에서 원자를 옆으로 밀어넣어 마치 퍼즐조각처럼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재배열이 ‘호변이성(互變異性, tautomeric)’과 ‘음이온성(anionic)’ 형태로 불리는 다른 변종들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어떤 것이 복제 오류의 원인인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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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드물게 1만 염기당 하나씩 복제 실수가 일어난다. CREDIT: Al-Hashimi Lab, Duke University

둘연변이원과 환경스트레스 조건에서 음이온성 형태 우세

이번 연구에서 듀크대 대학원생인 아이작 킴지(Isaac Kimsey)와 에릭 시만스키(Eric Szymanski)는 이전 기술보다 더욱 향상된 버전을 사용해 모양-이동(shape-shifting) 염기들과 DNA 복제 중합효소에 의해 만들어진 오류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이들은 또다시 G와 T염기가 움직이는 것을 포착했고, 이 염기들의 모양-이동은 중합효소가 잘못된 G-T 미스매치를 나선구조에 합체시키는 것과 거의 같은 비율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오하이오 주립대 공동연구자들과 함께 NMR 데이터를 ‘운동 모델(kinetic model)’에 입력해, 복제 오류를 초래하는 미스매치에서의 거의 보이지 않는 미세한 원자 운동을 추적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선택적 상태들이 각각 오류 생성에 기여하지만, 호변이성 형태는 정상 조건 아래에서 크게 우세하고, 음이온성 형태는 돌연변이원과 환경 스트레스가 존재하는 데서 더욱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하이오 주립대 화학 및 생화학과 주카이 수오( Zucai Suo) 교수는 “과거에 우리는 DNA 복제과정 중에 DNA 중합효소가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을 알았으나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몰랐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메커니즘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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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크릭 기하학적 구조와 비 왓슨-크릭 기하학적 구조의 비교. CREDIT: Al-Hashimi Lab, Duke University

“왓슨과 크릭의 가설 증명에 65년 걸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남캘리포니아대 마이런 굿맨(Myron Goodman) 분자생물학 및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1953년 왓슨과 크릭이 제기한 돌연변이의 화학적 기원에 대한 확실한 검증”이라며, “가설을 증명하는데 65년이나 걸렸지만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성과로서 왓슨과 크릭이 잘못 생각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고 논평했다.

알-하시미 교수는 “상징적인 이중나선에 대한 교과서적인 묘사는 정적인 상태의 이중 가닥 구조를 보여주지만, 드물게 극히 짧은 시간 동안 다른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짧게 지속되는 상태가 왜 그렇게 중요하냐고 의문을 표할 수 있으나 이러한 상태들이 생물학적인 변화나 질병을 일으키는 주요 동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현상들을 관찰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나 이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생물학적 결과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상태’들이 얼마나 더 많을지 의구심을 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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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NA 복제 실수. 이를 통해 진화나 질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CREDIT: Al-Hashimi Lab, Duke University

염기서열에 따라 염기의 모양-이동 주기 다양

연구팀이 발견한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DNA 염기서열에 따라 염기들이 모양을 바꾸는 주기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오하이오 주립대 생화학자인 주카이 수오 교수와 월터 자우란식(Walter Zahurancik) 교수가 중합효소가 잘못된 염기를 DNA에 합체한 횟수를 계산한 결과, 어떤 염기서열에서는 다른 시퀀스보다 더 자주 나타나는 등 오류가 실제로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G와 C가 더 많은 영역은 A와 T가 풍부한 영역보다 더 많은 양자 동요를 형성하고 그에 따라 더 많은 돌연변이가 나타날 수 있다.

양자 동요는 복제 오류뿐만 아니라 전사나 번역, DNA 복구와 같은 다른 분자과정에서 나타나는 오류의 원인일 수도 있다. 연구팀은 따라서 이러한 선택적 상태가 우리 DNA에 포함된 정보의 흐름을 어떻게 교란시키는지를 계속 조사할 계획이다.


김병희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02.01 ⓒ ScienceTimes